숲/애벌레 편지

금낭화

옥피리 2009. 2. 24. 10:22

  

 

 

 

 

여인들의 치마 주머니를 닮았다 해서 지어진 금낭화,
수줍은 청순한 이미지 때문에 사랑 받는 꽃입니다

 

금낭화는 신랑 맞을 준비가 되면 양쪽 진분홍 꽃잎을 들어 올립니다
그리고 노랑 꽃밥을 보일 하얀 속살 사이로 감추고
들어 올린 꽃잎 안쪽으로 유혹하듯 꿀샘으로 가는 문을 열어 두지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꽃이 준비한 신방으로 신랑이 오지 않습니다
복잡한 구조 때문에 신부가 계획한 꽃가루받이가 쉽지 않네요

정수리는 도둑질로 인한 상처뿐입니다

 

첫날밤의 꿈을 앗아가는 얄미운 신랑들......


 


<靑林 한현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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