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애벌레 편지
꽃샘 진눈깨비가 내린 후 잡초라 불리는 봄풀이 쑥쑥 올라옵니다
큰개불알풀이 예년보다 몇 걸음 앞서 피었습니다
잡초의 매력은 끈질긴 생명력입니다
그 이유중의 하나가 씨앗의 휴면력이 아닐까요
잡초는 일시에 발아하지 않고 오랫동안 생존하며 싹을 띄우지요
씨앗이 이듬해에 꼭 발아해야 한다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저 큰개불알풀도 몇 년 전의 씨앗에서 나온 것인지 모릅니다
어저귀 씨앗은 무려 60년의 휴면력이 있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잡초의 독특한 집단생활입니다
서식밀도가 높아지면
작물이나 인간사회는 전부 죽거나 일부만 살아남는 것과 달리
잡초는 여럿이 엉켜 살아도 자기 몫을 낮추어 함께 씨앗을 맺지요
함께 사는 지혜만큼은 우리보다 한 수 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