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일상생활들

묵언 여행...

옥피리 2010. 4. 27. 00:18

2010년 4월 25일 일요일...

아버지가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하셨기에...

둘째오빠와 난 아버지를 모시고...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등을 다녀 오기로 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하룻밤을 오빠집에서 지내고는

집이 그리워 토요일 가셨다...

아쉬워하는 나를 위해..

오빠는 본인의 스케쥴을 모두 뒤로 하고 나를 월정사로 데리고 갔다...

이런 오빠의 고마운 마음을 간직한...

오누이의 여행...

무슨 말이 필요하리...

갈 때나 올 때 말없는 여행..

묵언 수행과 다를 바 없단 생각이 드는 별난 여행이었지만...

지나고 난 지금 환희심으로 가득한 여행길이었다...

 

10시경에 상원사에 먼저 도착...

사시예불로 법당 안이 가득~~~

문수보살님 친견을 뒤로 하고는 중대 사자암으로 갔다...

오대(동대 관음암, 서대 수정암, 남대 지장암, 중대 사자암, 북대 미륵암)에는

각각 1만의 보살이 상주하고 있어 문수신앙의 본산으로,

오만보살이 상주하는 불교의 오대성지로 알려져 있다.

 

사자암으로 오르기 직전 주차장에서 만난 얼레지... 

혼자 반가운 마음에...

"오빠!  여기 얼레지야!"

반응은 시큰둥~~~

그러거나 말거나....

혼자서 신났다...

 이름 모를 친구도....

갈퀴현호색 < 꽃받침이 갈퀴모양을 닮았다>...

 

혼자 흥분하고...

혼자 사진 찍고...

오빠는 멀거니 처다보다가..가다가 말다가 한다...

미안함에 길을 재촉해 본다.

 

산을 좋아하는 오빠인지라...

탐방로에는 관심을 보이며 나에게 여기 저기를 설명해 주고...

 

탐발로를 접어 들자마자.... 

아~~~~

혼자서 속으로 탄성을 지른다.

얼레지 밭이야!!!

 

사이 사이 

여러 종류의 노루귀도 본다...  

비탈진 언덕의 나무 아래 숨어 있다...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하여 이름 붙였다...

 

혼자는 외로워~~~

함께가 좋아 사이좋은 얼레지...

 나뭇잎을 뚫고 나오며 힘 자랑하는 얼레지...

 

한참을 놀다 보니...

오빠가 없다...

기다리다 먼저 사자암으로 가 버린...

 

내려 올 땐...

눈과 가슴에만 듬뿍 담아 온다...

많은 얼레지들,

여러 종류의 노루귀,

알고 보니 눈에 들어 오는 물참대...

멸가취, 짚신나물 등 등 ... 

 

벌써 11시 40분...

이제 월정사로 가야한다...

점심 공양 시간에 맞춰야 하므로...

오빠가 월정사 단기 출가자 21기 출신이다...

지금은 24기가 수행 중인데...

해서 오빠가 인사한다..종무실에 들러~~~

 

대웅전 앞의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옛 것은 그대로 보존함이 더 멋스러운데...

고치고...다시 세우고...

아쉬움이다...

 운정대...

 

식당에서 맛난 공양을 하고 둘러 보니...

이런 문구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가슴에 와 닿는다...

집 식탁에도 있는 문구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무슨 이유?

 

공양을 하고...

다시 말없이....

둘은 집으로 왔다...

 

홍천 휴게소에서 만난 자작나무의 암꽃과 수꽃...

 

 

 

 자작나무의 새순도 힘차게 봄맞이를 한다...

 

오후 4시경 집에 도착...

모든 스케쥴을 뒤로 한 채...

동생을 위해...

하루를 온전히 봉사해준 오빠에게 감사한다...

좋은 여행길...

생각할수록 환희심이 절로 나는...

다시 한번 더 가고 싶은..

묵언 여행이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친구와 올림픽공원으로 운동하러 가서 만난...

배꽃

 

 

 

 

6시 30분 아파트에서 만난

자주괴불주머니...

 

 

 

25일 일요일...

조용히 보낸 이야기....